건센 프로그램 후기

제목 입양엄마 토크콘서트 <입양의 맛> 후기
작성자 건센
작성일 2020-08-31 11:48:31   조회: 40






입양엄마 토크콘서트 <입양의 맛>이 8월29일 토요일 오후

신촌 히브루스 카페 라운지에서 있었습니다.

패널 섭외부터 장소 대관,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시기, 급작스런 사회자 교체 등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때를 따라 돕는 손길덕분에 무사히, 감동을 나누며 마무리 되었네요.

3년째 이어가고 있는 건센의 토크콘서트는 입양의 여러 이야기를

세상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하나로 통일된 구호나 박제된 이미지로서의 입양이 아닌,

섬세한 결을 지닌 살아있는 이야기들이 저마다의 얼굴을 드러낼수 있도록

마이크와 무대를 내어주는 자리이지요.

입양을 떠올릴때면 입양아동 만큼이나 중심적인 이미지로 떠오르는 입양엄마.

숭고한 사랑, 위대한 헌신, 자애로운 모성을 지닌 이미지로 새겨진 입양엄마의 자리는

그렇지 못한 현실의 나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어렵고 외로운 자리입니다.

자조모임이나 개인적인 만남에서는 속내를 털어놓고 어려움을 나누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양엄마가 느끼는 입양의 여러 맛

(기쁨과 슬픔, 두려움과 아픔, 상실과 애도, 행복과 성장)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기란 쉽지 않고, 그 이야기가 담장너머 세상으로 흘러가기란

더욱 쉽지 않기에 이번 토크콘서트가 갖는 의의는 크다고 할수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의의에 공감하신 다섯 입양엄마 패널과

두 딸의 엄마가 된 성인입양인 사회자가 두시간이 넘는 토크콘서트를

멋지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자신의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입양이 건넨 삶의 과제를 용기있게 전하며 다양한 입양의 맛을 전해주신

여섯 분이 있어 풍성함과 울림이 있는 토크콘서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난임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입양을 하면 그게 다 사라진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에게 내가 너를 낳지 않았어 라는 말을 꺼내려는 그 순간

말할수 없는 상실의 고통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어요’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고 제게도 거짓말을 하며 회피할때

아이가 타고난 나쁜 기질이 있는건 아닌가, 생부모 탓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아이가 출생가족을 만나고 싶어하고 자신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것을 보며

내가 입양을 한 엄마에서 입양아의 엄마로 정체성이 변해가는 것을 느꼈어요.

내 아이가 통과할 입양이슈와 입양계, 이 세상에 민감해지는건 당연한것 같아요’

‘나와 너무 다른 아이의 기질과 부딪히다 보니 제 가치관에 맞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제 기준이 너무 옳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그 틀에 맞추려고 했던 거에요. 나중에 깨닫고 보니

아이의 다름은 이해하기보다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을 넘고보니 아이와 편안해 지더라구요’

‘자녀가 지금 잠잠하다고 해서 입양과 관련된 이슈가 다 정리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의 경우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을 해가면서

입양과 관련된 새로운 이슈가 올라오고, 그것으로 인해

입양엄마와 저 그리고 우리 아이까지 삼대가 이어진 씨름을 이어갈 때가 있더라구요.

정말 입양 이슈는 평생에 걸쳐 다뤄지는 것 같아요’

‘입양의 첫 맛은 너무 달콤했어요. 하지만 둘째 아이를 입양하며 맛 본 입양은

아주 진한 에스프레소 처럼 쓴 맛이랄까요. 요즘엔 거기에 조금 우유를 넣은 정도의 맛이네요.’

이 외에도 내 아이가 입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갈수 있도록

함께 마음의 주파수를 맞춰온 이야기, 엄마의 자리에서 흔들렸던 많은 순간들 등

살아있는 입양엄마의 이야기가 현장을 가득 채우고 참여자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자신의 입양엄마의 마음을 알고 싶어 참여했다던 한 성인입양인은

패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지 못했던 엄마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되었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입양을 준비중이라는 부부는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 다양한 년차의 선배들의 이야기가

너무 도움이 된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기획한 의도대로 ‘아무도 가르치지 않지만 픙성히 배울수 있었던’ 토크콘서트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참여 신청이 많았던 이번 토크콘서트는 편집의 시간을 거쳐

며칠간 온라인으로 시청할수 있도록 신청자들에게 링크가 전송될 예정입니다.

이제껏 모든 자리가 그러했지만 이번 <입양의 맛> 토크콘서트는 기획의 순간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한마음으로 뛰어준 이들이 있어 안정감과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공기가 달라지고, 심장박동수가 달라지듯

이번 토크콘서트가 아름답게 잘 마무리 될수 있었던데는

입양가족을 향한 마음의 온도가 같은 이분들 덕분입니다.

- 살아있는 이야기를 고퀄의 영상과 음향기술로 기록하고 편집해주실 김헌철 선생님

- 아름다운 테이블 세팅부터 새로운 맛과 감각의 도시락으로 현장을 빛내주신 김찬주 푸드코디네이터님

- 현장 곳곳의 생생함과 함께한 모든이들의 숨결을 사진과 글로 담아주시는 고경애 작가님

- 토크콘서트가 잘 진행될수 있도록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조용하고 촘촘하게 역할을 다해주신

건센 스태프 남미경 선생님과 박인미 선생님, 그리고 현장스태프로 애써주신 최송자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어느새 이렇게 많은 분들과 ‘우리’라는 이름의 팀을 이뤄 새로운 역사를 새겨가고 있습니다.

이 마음이 더 많은 입양가족에게 가닿을수 있도록, 더 큰 세상으로 흘러갈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여야겠습니다.



댓글